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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정보

정자의 구조

 

 정자의 일반적인 형태는 미국의 유명한 해학적인 동물 만화가 라슨의 스케치 이후 올챙이 모양의 구조로 묘사되고 있다. 머리, 중편 그리고 꼬리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 구조이다. 머리 부분에는 유전 물질을 함유한 핵이 존재한다. 그러나 일반 세포와는 달리 정자 핵 속의 유전자들은 난자 핵 속의 유전자들과 융합되기 전에는 형질 발현이 일어나지 않는다. 정자의 머리 꼭대기에는 수정 때 난자의 외막을 녹이는 데 필수적인 효소를 함유하고 있는 첨체가 있다. 정자의 중편 부분에는 정자의 꼬리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하여 미토콘드리아가 집결되어 있다. 꼬리 부분인 편모의 운동은 정자의 이동과 난자 막 관통 시에 기계적인 힘을 제공하게 된다. 기본적인 목적은 같으나, 종에 따라 정자는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엄청나게 다양한 정자의 모양과 크기에 대하여 기술하기 시작한 초기 인물로 레찌우스를 들 수 있다. 그의 300여 편에 달하는 저술은 현미경학, 식물학, 동물학, 인류학뿐 아니라 여행과 시 분야에까지 걸쳐 있다. 레찌우스는 남편의 성공을 갈망하는 부유한 부인을 얻었는데, 이 때문에 그는 흥미로운 분야에 몰두하여 그가 발견한 내용들을 모두 출판할 수 있었다. 그는 신경해부학과 생리학 분야에서 유명하지만, 우리에게는 정자 형태에 대한 연구 내용이 더 실질적인 성과처럼 보인다. 주목할 것은 레찌우스가 60살이 될 때까지는 정자 관찰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후 그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400여 종의 포유류, 조류, 무척추동물을 대상으로 정자에 대한 관찰 결과를 쏟아 놓게 된다. 부인의 재정적인 지원에 힘입어 구하기 힘든 유인원의 정자를 연구할 수 있었다. 레찌우스는 고릴라의 정자 형태에 관한 종내 변이를 최초로 기술하였고, 이것이 우리들과 얼마나 닮았는가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레찌우스의 현미경적 연구 결과 사람을 포함한 거의 모든 종의 정자는 기본적으로 올챙이 모양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종에 따라 엄청나게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지닌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 예를 들면, 원시 곤충인 낫발이류는 독자적인 이동이 불가능할 것 같은 원반 형태의 정자를 갖고 있다. 일부 쥐며느리들은 움직이지 못하는 초승달 모양을 한 정자를 생산한다. 물무당과 같은 갑충의 정자를 현미경으로 보면 깃털 모양의 집합체를 형성하여 수백 개의 정자가 중앙 가지에 붙어 있는 듯한 형태를 하고 있다. 곤충류에서는 이런 정자 집합의 형태가 관찰되곤 한다. 좀벌레에서는 두 개의 정자가 엉킨 상태로 나타나는 간단한 형태이지만, 메뚜기와 사마귀에서는 수백수천의 정자가 머리 부분을 맞대고 붙은 덩어리를 형성하기도 한다.

 일반 동물계에서는 정자 집합이 극히 드물게 나타나나, 주머니쥐 같은 아메리카 유대류에서는 마치 샴쌍둥이와 같은 정자를 볼 수 있다. 머리 부분이 붙으면 두 정자의 움직이는 효율성이 증대하는 것 같다. 양쪽 꼬리의 움직임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정자가 똑바로 전진할 수 있게 해준다. 그 결과 난자에 근접할 수 있는 정자의 수가 5%에 달할 정도로 많아진다. 토끼의 경우 5,000에서 10,000 정자 중 하나만이 난자까지 근접하는 경우와 비교할 때 매우 효율적인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주미니쥐의 이 효율성은 수컷으로 하여금 생성, 보관하였다가 사정하는 정자의 수를 줄여도 된다는 논리도 된다. 비슷한 크기의 유대류와 비교해 보았을 때, 주머니쥐가 보관하고 정하는 정자의 수가 훨씬 적다. 그렇다면 합쳐진 두 개의 정자가 함께 난자로 다가간 후에는 어떻게 될까? 머리가 붙었던 두 정자는 난자와 만나기 직전에 분리되어 그중 하나만이 난자의 핵과 융합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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