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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정보

유전 전쟁의 서막

이 글은 생식의 오묘함과 신비를 다룰 것이다. 좀 더 세밀히 말하자면, 수컷이 혼신을 다해, 어떤 경우에는 목숨까지 걸고 자신의 유전자를 이어나가려는 원인과 결과에 대한 글이며, 특히 한 암컷을 두고 벌어지는 수컷들 서로의 경쟁과 암컷의 선택으로 일어난다는 다윈(Charles Darwin) 성선택 개념을 근거로하여 수컷과 암컷의 교미 후에 일어나는 정자들의 유전자 경쟁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글이다. 교미 후에 일어나는 성선택이란, 수정까지 도달하기 위해 서로 다른 정자들 사이의 경쟁이나 암컷이 서로 다른 정자들 중 특정 정자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현상은 암컷이 생식 주기 때에 둘 이상의 수컷과 교미하였을 때 일어나며, 그 효과는 교미 후에 일어나는 생리적인 현상들 뿐만 아니라 교미 전후에 일어나는 여러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오랫동안 수많은 생식생물학자들은 암컷이 성적으로 한 수컷의 정자와만 수정할 것이라고 추측 했지만, 이제는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동물들은 암컷은 혼음적이어서 일반적으로 여러 수컷들과 교미를 하고, 진화적 측면에서 볼 때도 모든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므로, 이러한 새로운 연구는 생식 현상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교미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을 작가인 브레난은 다음과 같이 요약하였는데, "교미는 그것을 통해 종족을 보존시키는 것으로서 살아 있는 생명체의 생에서 가장 중요한 행동이므로, 자연이 이러한 현상이 더 쉽게 일어나도록 돕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 명백히 생식 현상에서 교미는 기본적으로 필연적인 과정이라는 인식에서 브레난의 견해는 맞지만, 교미가 단순히 종족 보존을 위한 행위이므로 즉 암컷 수컷 간에 상호 협동적으로 일어나는 단순한 생위라는 생각은 잘못된 가정이다. 브레난의 견해는 자신의 경험에 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중요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즉 교미와 관계없이 암수간의 관계에는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미가 생식을 위한 암수의 행위라기 보다는 수컷들 간의 경쟁에서 암컷의 선택이 들어간 투쟁이라는 것이 좀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 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생식이란 좋은 후손을 만들기 위한 것도 아니며, 암수간의 상호 이득을 위한 행동도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교미와 수정의 경쟁에서 종종 수컷이 암컷에게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암컷이 종종 다른 수컷의 정자보다 어느 한 수컷의 정자를 받아들임으로써 해를 입는다는 것인데, 일부 종들에서 수컷이 암컷에게 해를 입힌다는 것은 음해라고 할 수 잇다. 실제로 정자가 사정된 후 암컷의 생식관을 이동할 때 정액이 생식관을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게 되면, 암컷의 뇌에 자극을 주어 수컷의 교미 행동을 촉진시킨다. 이것은 암컷의 입장에서는 성적 고통이라고 할 수 있고, 이러한 화하물질은 암컷의 수명을 단축 시킬 수 있다. 다른 예는 암컷은 수컷으로 하여금 교미를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새끼가 성공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많은 영양분을 섭취해야 하므로, 암컷이 더 강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식은 상호 협동적이어야만 한다.

 

생식에 대한 과학적 연구, 특히 생리학적인 연구는 다른 분야에 비해 극히 최근에서야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와 같은 연구가 부진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생식과 성의 연계에 대한 해석이 어려웠고, 오랜동안 생식생물학은 과학적 연구 대상에서 소외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100여 년 간 서로 공통점이 있는 세 분야인 생물학, 농학, 의학에 종사하는 여러 학자들의 노력의 결과로, 앞으로 기술하려고 하는 것 처럼 생식에 관한 연구가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성, 특히 인간의 성에 관한 연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타부시되어 지지부진하였다. 그 예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의 치료를 위해 펼쳤던 인간의 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연구비 지원의 결여 혹은 삭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성간의 관계인 성 행위는 인류 사회의 중심적 행동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또 하나의 난제가 있다. 즉 성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 그 자체가 그 행위에 의해 상처를 입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성은 쾌락의 차원이 아니라 생식의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성을 특히 진화적 측면에서 잘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암컷과 수컷 모두 혼음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컷의 혼음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반면에 암컷의 혼음은 최근에야 알려졌다. 이제부터 살펴보겠지만, 모든 동물에서 암컷이 주기적으로 여러 수컷과 교미한다는 사실의 발견이 생식에 대해 보다 깊이 연구할 필요성을 갖게 되었다. 불행하게도 암컷 특히 여성이 대상일 때에는 혼음이 일부 국가에서는 재판까지 갈 수 있으나, 남성에게는 면책된다는 사실은 옳다고 볼 수 없다.  생물학자들이 동물을 대상으로 각 암수의 혼음 행동에 대해 연구할 수있다는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연구의 대상이 사람일 경우 상당히 어려운 문제점이 수반될 수 있다. 이 글에서 주로 암컷 동물의 혼음에 대한 현상을 기술 할 것이고, 특히 암컷이 여러 수컷과 교미하는 혼음에 주안점을 두었기에 냉정하게 표현하였다. 어원적으로는 '여러 수컷'을 의미하는 '1처다부'라는 용어는 가장 적합한 단어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것은 비교적 무난한 표현이며 같은 개념으로 여ㅓ사람들이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1처다부는 종종 한마리의 암컷이 하나의 사회집단을 만들고 여러 수컷과 성 관계를 행하는 교미양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동물의 1처다부적 교미계는 본능적 행동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도록 하겠다 '중복교미'라는 표현은 암컷이 여러 서로 다른 수컷들과 교미하는 것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이 용어도 혼동을 가져올 수 있지만 여기서는 주로 전자의 경우에 초점을 두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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