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주입에 관해 생각해 볼 때 보통 사람을 기준으로 상상을 한다면, 정자를 적절한 위치에 침적시키기 위해 수컷은 우선 생식기를 암컷의 생식 기관에 삽입한다. 대부분의 종이 기본적인 각본을 따르나 며쳠ㅊ 동물의 정자 주입 과정은 특이하여, 수컷이 암컷의 몸체의 다른 부위 속에 직접 정액을 주입한다. 이것은 암컷의 외골격 또는 피부에 직접 찔러 정액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보통의 정자 주입 방식과는 다르다. 파커의 지도교수인 힌톤은 1960년대 초반 처음으로 이 유별난 정자 주입 방법의 중요성을 동물학계에 이해시키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빈대는 보통 암컷의 체벽을 관통해 직접 정자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정자를 주입한다. 수컷은 복부 끝에 위치한 낫 모양의 구조인 측편성기를 이용하여 정자를 주입한다. 이 방법은 정상적인 교미 방식과 비교하면 끔찍하다. 평상시의 측편성기는 주머니칼의 접혀진 날처럼 접혀져 있다. 그러나 교미할 때에 이것은 잭나이프처럼 바깥쪽으로 튀어나오면서 암컷의 껍질을 꿰뚫는다. 그 후 측편성기의 홈 안에 있던 생식기는 암컷 몸 속으로 정자를 주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도 매우 묘한 일이 일어난다. 암컷은 수컷의 정자가 주입되는 상피 속에 위치한 특이한 구조를 갖는 파정세포낭을 갖고 있다. 파정세포낭은 아메바와 같이 생긴 면역세포를 저장하는 주머니로서, 그 역할은 정자를 파괴하는 일이다 다행히 파정세포낭의 공격을 피한 정자는 암컷의 저장낭으로 들어간다. 정자는 난소와 저장낭을 연결하는 이중관의 좁은 강 속으로 유영을 계속하여 전진한다. 대부분의 곤충은 배란 후에 수정이 일어나지만, 빈대는 난소 속의 난자로 정자가 유영하여 들어가 수정이 일어난다.
빈대의 이와 같은 특이한 수정 형태는 아마도 정자 경쟁과 암컷의 정자 선택의 복합적인 선택압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렇게 빈대는 난소로 정자를 직접 주입시킴으로써 다른 수컷 경쟁자의 정자가 주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일단 이런 방식으로 외골격을 통해 정자 주입이 이루어지고 수정이 성공한다면, 고전적 방식을 고수하는 수컷들은 그들의 정자가 수정될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곧 도태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충격적 정자 주입 방식을 취하는 수컷은 진화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컷은 점점 더 면밀하게 정자 주입을 하도록 진화적으로 압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선택권은 암컷에게도 있어 이러한 방식이 암컷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 한 이와 같은 수정 방식은 지속될 것이다. 빈대는 열악한 환경에도 잘 견딜 수 잇고, 생각보다 암컷들은 이러한 험악한 수정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진화적으로 숟ㅇ적이지만은 않다. 수컷의 다른 수정 방식에 적응하여 그들은 수컷이 성기로 찌르는 지점인 외골격 밑에 새로운 면역 체계인 해면상의 파정세포낭을 효과적으로 진화시켜 왔다. 이 구조는 암컷이 생식수관으로 주입된 정자를 억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자신의 난자를 수정시키는 정자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몸에 상처를 내는 정자 주입 방식과 정자 경쟁은 빈대와 유연 관계가 가까운 곤충인 자일로코리스에서도 볼 수 있다. 이들의 수정 방식은 매우 기묘해서 수컷이 다른 수컷을 덮쳐서 자신의 정자를 다른 수컷의 수정관에 집어 넣는다. 체벽을 통해 주입된 정자는 수정관을 통과하여 본래 그 곳에 있던 정자와 함께 그 수컷이 교미를 할 떄 암컷의 난자를 수정시킨다. 어떤 경우에는 한 수컷이 교미를 하고 있는 순간에도 다른 수컷이 교미를 하고 있는 수컷을 덮치는 경우도 있다.
정자 주입의 또 다른 특이한 형태는 몇몇 해양 편형동물에서 발견된다. 만일 여러분이 스쿠버 다이빙을 한다면 이 아름다운 색깔의 동물이 열대바다 산호초 사이에서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움직임은 예의바르게 보이지만 그들의 성 생활은 파괴적일 수 있다. 편형동물은 보통 자웅 동체로 한 개체가 수컷과 암컷의 생식 기관을 모두 지니고 있다. 암수 생식 기관을 다 가지고 있으면 성 생활의 모든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만, 보통 이들 자웅 동체의 실제 생활은 매우 복잡하다. 그들은 근친 번식을 피하기 위해 다른 개체와 정자를 교환하여 수정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 개체 안에 존재하는 수컷과 암컷의 입장은 서로 달라서 수컷은 정자를 상대에게 주는 것이 유리하지만 암컷은 정자를 받는 것이 조직에 상처를 입고 수정에 대한 조절을 잃기 떄문에 불리하다. 미첼과 뉴만은 라이락납작벌레가 정자를 주입하기 위하여 뒷다르로 서서 날카로운 생식기로 상대편을 찌르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와 같은 행위의 목적은 자신의 정자는 주입시키고 상대의 정자는 주입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이들의 암컷에는 질 개구부와 같은 구조가 없지만 체표의 아무 곳에나 주입된 정자는 난자와 수정될 수 있다. 한 개체만이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지 않고 성공적으로 상대방의 몸에 정자를 주입하여 수정을 성공시킨다.
몸에 상처를 내는 정자 주입 방법의 마지막 예는 깊은 바다에 살고 있는 줄 베른의 공상 소설 '해저 2만리'에 등장하는 왕오징어이다. 이 왕오징어의 수컷은 교접완 대신 거대한 근육 생식기를 가지고 있다. 왕오징어는 엄청나게 커서 무게가 220kg 까지 나가며 몸과 다리를 합한 길이가 15m나 된다. 생식기도 매우 커서 1m나 되고, 이것을 암컷의 피부 속으로 찔러 넣어 긴 정포를 주입한다. 왕오징어의 산란을 전혀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암컷 피부 속에 박힌 정포에서 정자가 어떻게 방출되어 난자까지 도달하는가는 미스테리이다. 한 가지 가능성은 암컷이 초수 또는 부리로 자신의 몸을 잘라서 몸에 박힌 정포에서 정자를 방출시킨다는 것이다. 1950년 우연히 왕오징어의 생식 방법에 대한 예가 발견되었는데, 노르웨이 연안에서 잡힌 수컷은 정포가 피부 속 깊숙이 박혀 있었다. 이것은 아마 수컷이 사정하는 동안 자신의 다리에다 정포를 쏘았거나 다른 수컷에 의해 공격받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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